추가은 금메달 소식은 기록만 봐도 시원하다.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본선에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우고, 결선에서 또 아시아신기록을 쐈다.
그리고 금메달.
한 번 잘 맞은 날이 아니라, 하루 종일 제일 잘 쏜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 본선 1위, 결선에서도 1위
추가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__246.3점__을 기록해 우승했다.
중국의 셴이야오가 241.3점으로 은메달, 장란신이 동메달을 땄다.
공기권총 결선은 본선을 통과한 8명이 겨루다가, 일정 점수마다 가장 낮은 선수가 한 명씩 빠지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 되는 경기다.
추가은은 본선에서도 582점을 쏴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본선 기록 역시 아시안게임 신기록이었다.
결선에서는 한때 9점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10점대 중후반을 맞혔다. 마지막 두 발도 10.6점, 9.8점이었다.
본선 신기록을 쏘고 결선 신기록까지 세우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결선 점수 246.3점은 2017년 일본의 고니시 유카리가 세운 종전 아시아기록 245.3점을 1점 넘긴 기록이다.
세계기록에는 0.6점 모자랐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도면 ‘아쉽다’보다 ‘다음엔 진짜 넘길 수도 있겠다’ 쪽이 먼저 떠오른다.
🥈 개인전 전부터 은메달 하나가 있었다
추가은은 이날 개인전 본선을 겸한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땄다.
오예진, 김보미와 함께 쏜 한국은 합계 1,730점으로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니까 추가은은 아시안게임 데뷔 날에 메달 두 개를 목에 건 셈이다.
개인전 결선에는 추가은 혼자 올랐다.
김보미와 오예진은 각각 10위, 12위였는데, 결선 진출선인 8위와는 딱 1점 차였다. 사격에서 1점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오예진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라 이번에도 관심이 컸다.
그런데 이날 한국 사격의 첫 금메달은 추가은에게서 나왔다.
다들 오예진을 보던 날, 추가은이 자기 이름으로 판을 뒤집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0년 광저우 대회 김윤미 이후 16년 만이다.
🏃 육상 하던 학생이 총을 잡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추가은은 초등학생 때 육상을 했다.
그러다 창원여중 1학년 때 처음 권총을 잡았고, 중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경남체고 1학년 때는 587점을 쏘며 세계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일찍부터 잘 쏘던 선수였는데, 큰 종합대회 운은 늘 따라주진 않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에는 진종오와 혼성 단체전에 나섰지만 결선에 들지 못했다.
파리올림픽 출전권도 얻지 못했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다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추가은은 당시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아 사격을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사격에 대한 흥미도, 의욕도 떨어져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그 뒤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돌아와 훈련했고, 올해 뮌헨 월드컵 동메달과 항저우 월드컵 4위로 감각을 끌어올렸다.
항저우에는 못 갔던 선수가,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첫 출전과 동시에 금메달을 땄다.
운 좋게 한 번 걸린 금메달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다.
25일에는 혼성 단체전도 남아 있다.
추가은에게는 아직 아시안게임 첫 무대가 끝나지 않았다.
신기록을 두 번 쏜 날 다음 경기를 치르는 기분은 어떨까.
총구에 붙어 있던 ‘멋쟁이’ 스티커처럼, 참 멋지게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