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냉장고 업데이트 먹통 소식은, 제품 고장 자체보다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이 먼저 떠오른다.

명절 전날쯤이면 냉장고는 평소보다 훨씬 꽉 찬다.
갈비도 넣어두고, 과일도 사두고, 전도 미리 해두는 집이 많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뜬 업데이트 알림을 눌렀을 뿐인데 냉장고가 꺼졌다.

22일 오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앱 ‘스마트싱스’를 통한 냉장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 일부 소비자는 업데이트 뒤 냉장·냉동 기능이 멈추고, 내부 조명도 꺼졌다고 호소했다.

디스플레이에는 ‘업데이트 중’이란 글자만 남고 더 진행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고장 난 냉장고는 고치면 되지만, 녹은 음식은 되돌릴 수 없다.


🧊 어떤 냉장고에서 문제가 났나

신고는 주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4도어 냉장고, 그중 `RM70F` 계열에 몰렸다.

900리터급뿐 아니라 빌트인처럼 주방장에 맞춰 넣는 600리터급 키친핏 제품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한 모델만의 고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삼성전자는 원인을 냉장고 자체 결함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잘못된 배포라고 설명했다. 테스트 과정의 업데이트가 일부 고객 제품에 들어갔고, 문제를 알아챈 뒤 배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설명 보도를 보면 추가 피해가 더 번지는 건 막았다고 한다.

이 말은 조금 다르게 들린다.

냉장고가 오래돼서 갑자기 멈춘 게 아니라, 회사가 보내 준 업데이트를 설치한 뒤 멈췄다는 얘기다.


🍖 “수리는 무상”만으로 끝날 일이 아닌 이유

삼성전자는 긴급 대응팀을 꾸려 24일까지 복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수리 비용은 무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건 당연한 조치다.

문제는 냉장고가 멈춘 몇 시간 동안이다.

커뮤니티에는 고기와 과일이 상할까 봐 김치냉장고로 식재료를 옮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떤 사람은 이미 장을 많이 본 뒤였고, 어떤 사람은 명절 음식을 준비해 둔 상황이었다.

냉장고는 화면이 멈추는 기기와 다르다.
TV가 꺼지면 불편하지만, 냉장고가 꺼지면 시간당 손해가 쌓인다.

특히 명절 직전에는 더 그렇다.

업데이트 오류의 피해는 ‘출장 수리비’가 아니라 냉장고 안에서 시작된다.

식품 변질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지는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기준이 정해졌다고 나온 건 아니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답답해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기사 속 일부 소비자는 서비스 방문 가능일을 연휴 뒤로 안내받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뒤늦게 긴급 복구에 들어갔다고 해도, 당장 냉기가 빠지는 집에서는 “언제 오느냐”가 제일 급하다.


📱 같은 계열 냉장고를 쓰고 있다면

아직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RM70F 계열 사용자라면, 지금은 알림이 뜬다고 바로 누르기보다 삼성전자의 공식 안내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

이미 업데이트 뒤에 냉장·냉동 기능이 멈췄다면 음식 상태부터 살펴보고, 옮길 수 있는 식재료는 다른 냉장고나 김치냉장고로 옮기는 게 먼저다.

그리고 삼성전자서비스에 긴급 출장 가능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연휴 기간에도 냉장·냉동 고장처럼 긴급 수리가 필요한 경우 출장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방문 가능 시간은 지역과 접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냉장고 업데이트는 원래 더 편하게 쓰라고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였다.
알림 하나가 명절 장보기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