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때문에 보조배터리가 __815.5%__ 더 팔렸다는 얘기부터 웃겼다.

상어를 보러 갔다가 영상을 오래 찍으니 배터리가 닳았고, 배터리를 사게 됐다는 거다.

이게 무슨 관광 특수인가 싶다.

그런데 사람들한테는 귀여운 별명이 붙은 구경거리지만, 부캉이 입장에서는 인공 수로에서 며칠째 길을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

상어 한 마리가 북항을 알렸지만, 연휴가 끝나면 결국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


🦈 부캉이는 어떤 상어인가

부캉이는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무태상어에게 붙은 별명이다.

북항 이름을 따서 부산시설공단이 붙였다고 한다.

처음 발견된 건 18일이고, 크기는 약 3.5m다. 해경 등이 수로 밖으로 내보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국립수산과학원 권고에 따라 일단 상어가 스스로 빠져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27일까지도 수로에 머문다면, 관계 기관은 바깥 바다로 유도하는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해경, 국립수산과학원 등이 이미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러니까 “부캉이 보러 북항 갈까”는 말은 가능해도, “계속 북항에 있으면 좋겠다”는 말은 좀 조심스럽다.

상어한테 북항은 집이 아니니까.


📱 죠스바보다 보조배터리가 더 현실적이었다

상어가 나타나자 주변 편의점에서는 죠스바, 고래밥, 아기상어 상품이 많이 팔렸다.

이건 예상 가능한 그림이다.

상어를 보러 온 아이가 고래밥을 들고 있고, 부모가 죠스바 하나 사주는 장면은 쉽게 떠오른다.

그런데 진짜 현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건 보조배터리다.

부산 동구 CU 점포 기준으로 상어를 찍으려는 손님이 몰리면서 보조배터리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815.5% 늘었다. 즉석조리식품도 크게 늘었고, 생수와 삼각김밥 매출도 올랐다. BGF리테일이 공개한 수치다.

사람들이 잠깐 사진만 찍고 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상어가 물 위로 올라오길 기다리고, 영상 찍고, 아이랑 간식 먹고, 배터리 충전 걱정까지 한 거다.

북항 친수공원은 원래 주말 하루 약 2천 명 정도 찾던 곳인데, 지난 주말 이틀 방문객은 약 2만 명까지 늘었다고 한다.

상어 한 마리가 공원 체류 시간을 바꿔버린 셈이다.


☕ 카페가 ‘이디야죠스점’이 된 이유

인근 카페도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이디야커피 부산북항친수공원점은 손님이 몰리자 SNS에서 스스로를 ‘이디야죠스점’이라고 소개했다. 점주는 주문이 밀려 직원들에 가족까지 음료 제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손님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럴 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반갑고도 무서울 것 같다.

손님이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평소 인력과 재료로 갑자기 몰린 인파를 받는 건 다른 문제다. 주문은 쌓이고, 음료는 늦고, 기다리던 손님은 지친다.

그래도 이디야 본사가 상어 이미지를 올리면서 함께 화제에 올라탔고, 부산 커피 브랜드 블루샥도 관련 콘텐츠를 냈다.

부산 북항이 관광지로 알려지는 계기는 맞다.

다만 그 중심에는 매장도, 행정도 아닌 야생 상어가 있다.

그래서 상업 행사를 너무 앞서가면 묘해진다.


🚧 보러 가더라도, 상어를 자극하면 안 된다

부산시는 방문객이 늘자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북항 인근에 앞으로도 상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송 인터뷰에서는 상어를 자극하는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이 말이 제일 중요하다.

상어가 수로 안에 있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니다. 크기도 3.5m다.

사진은 멀리서 찍고,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지 말고, 먹이를 던지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한다. 상어가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고 해서 쇼를 하는 것도 아니다.

부캉이는 부산을 홍보하러 온 마스코트가 아니라, 바다로 돌아가야 할 야생동물이다.

추석에 북항에 간다면 상어도 보고 주변 가게도 들를 수 있다.

그런데 제일 좋은 결말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구경한 뒤, 부캉이가 다치지 않고 바다로 나가는 거다.

북항을 뜨겁게 만든 상어의 마지막 장면은, 수로가 아니라 외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