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전기차를 몰고 간다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는 기억해둘 만하다.

24일부터 27일까지 이 시간에 공공 전기차 충전기를 쓰면 충전요금이 평소의 절반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조심할 게 있다.

모든 충전기가 자동으로 ‘반값’이 되는 건 아니다.

같은 주차장에 충전기가 여러 대 있어도, 어느 회사 충전기냐에 따라 할인폭과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충전기 앞에서 “왜 나는 반값이 아니지?” 하고 앱을 세 번 켜는 일은 피하는 게 좋겠다.


🔌 공공충전기 1만8000기는 진짜 반값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공공충전기 약 1만8000기는 낮 3시간 동안 이용자가 내는 요금을 50% 깎는다.

예를 들어 100kW급 충전기는 평소 1kWh당 348.4원인데, 할인 시간에는 174.2원이 된다.

50kWh를 충전한다고 치면 이렇다.

  • 평소: 약 1만7420원
  • 할인 시간: 약 8710원

한 번 충전에 __8700원 정도__ 차이가 난다.

고속도로를 오래 타는 날이면 휴게소 커피 몇 잔 수준이 아니라, 식사 한 끼가 빠지는 돈이다.

공공충전기라면 계산이 간단하다.

24~27일, 오전 11시~오후 2시. 이때 충전을 시작하면 된다.


📱 민간 충전기는 ‘반값’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민간 충전사업자도 이번 할인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전력이 사업자에게 받는 전력량 요금을 깎아주고, 충전사업자가 그 혜택을 이용자 요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사업자가 할인에 참여할지는 자율이고, 얼마나 깎을지도 회사마다 다르다.

어떤 곳은 충전요금을 바로 내리고, 어떤 곳은 충전 뒤 포인트나 크레딧으로 돌려준다.

워터(Water)는 이번 기간 급속충전 요금을 1kWh당 347원에서 247원으로 내린다.

30kWh를 충전하면 1만410원에서 7410원이 된다.

3천 원가량 아끼는 셈이다.

완속충전기는 295원에서 145원으로 내려가서 할인폭이 더 크다.

반면 워터처럼 요금을 직접 내리는 사업자도 있고, 채비처럼 충전 뒤 크레디트를 지급하는 사업자도 있다.

민간 충전기는 충전기 화면보다 앱에서 먼저 할인 여부를 보는 쪽이 안전하다.

‘전기차 충전 반값’이라는 말만 보고 아무 충전기에나 꽂으면, 생각보다 평소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 아파트·집 충전기는 전기요금 전체가 공짜는 아니다

집이나 회사, 일부 아파트에 있는 자가소비용 충전기도 혜택이 있다.

이 경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충전에 쓴 전력의 전력량 요금은 전액 면제된다.

다만 “충전비가 0원”은 아니다.

충전요금은 쉽게 말해 두 덩어리다.

전기를 쓴 만큼 붙는 요금이 있고, 충전기를 유지하기 위해 기본으로 붙는 요금이 있다.

이번에는 앞쪽만 면제된다.

휴대폰 요금으로 치면 통화량 요금은 빼주지만, 월정액까지 없애주는 건 아닌 셈이다.

그래도 낮에 집밥 충전을 할 수 있는 전기차 이용자라면 꽤 괜찮은 혜택이다.

특히 연휴에 집에 오래 머문다면 더 그렇다.


🚗 휴게소 충전은 싸도, 줄이 문제다

이번 할인은 전기가 남는 낮 시간에 전기차 충전을 몰아주려는 정책이다.

명절에는 공장 같은 산업 현장이 쉬어서 전력 사용량이 줄어드는데, 낮에는 태양광 발전이 계속된다.

전기가 남는 시간에 차 배터리를 채우자는 얘기다.

생각 자체는 꽤 합리적이다.

낮에 남는 전기는 그냥 창고에 쌓아둘 수 없으니까.

다만 귀성길 운전자 입장에서는 다른 문제가 있다.

다들 같은 시간에 충전하려고 모일 수 있다는 것.

정부는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동식 충전기를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배터리가 절반 이하인 차량을 우선 충전하는 곳도 있다.

충전요금이 반값이어도, 한 시간 기다리면 그건 절약인지 수행인지 조금 애매해진다.

출발 전에 충전사업자 앱으로 휴게소 충전기 수와 사용 가능 여부를 보고, 붐비면 다음 휴게소까지 갈 배터리가 있는지도 같이 보는 편이 낫다.

이번 추석 연휴 전기차 충전의 핵심은 딱 이거다.

낮 11시~2시는 노려볼 만하다. 다만 ‘반값’은 공공충전기 기준이고, 민간 충전기는 앱 확인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