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 특별성과급 얘기를 보면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인당 5억5000만원”, “총보상 6억원”.
그런데 이건 아직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특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가정해 계산한 숫자다.
이번에 진짜 공개되는 건 조금 다른 내용이다.
성과급을 자사주로 어떤 기준에서 나누고, 받은 주식을 언제 팔 수 있느냐다.
현금 보너스라면 통장에 찍힌 순간 끝인데, 주식 보너스는 그날부터 또 다른 계산이 시작된다.
💰 DS 특별성과급은 현금이 아니라 삼성전자 주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인 DS는 노사 합의로 기존 OPI와 별개인 특별경영성과급을 만들기로 했다.
재원은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 부문이 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10.5%를 특별성과급 바구니에 담는 방식이다.
그 바구니의 돈은 세금을 뗀 뒤 전액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한다.
앞서 삼성중공업 성과급 제도가 영업이익과 더 직접 연결되는 쪽으로 바뀐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삼성전자 DS는 여기서 한 걸음 더 간 셈이다.
성과를 주식으로 준다.
회사가 잘되면 같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생기지만, 반대로 주가가 흔들리면 성과급의 체감도 흔들린다. 월급날 받는 현금 보너스와는 결이 꽤 다르다.
📦 받은 주식, 전부 바로 팔 수는 없다
이번 제도에서 제일 눈여겨볼 조건은 매각 제한이다.
지급받은 주식의 3분의 1만 바로 팔 수 있다.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 동안 팔 수 없게 묶인다.
성과급을 받기는 받는데, 상당 부분은 당장 내 마음대로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특별성과급으로 주식 3000만원어치를 받았다고 해보자.
이 가운데 바로 팔 수 있는 건 1000만원어치다.
나머지는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정해진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실제 지급액과 주식 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성과급 6억원” 같은 숫자만 보고 통장에 6억원이 현금으로 꽂힌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
주식은 받는 날의 가격도 중요하고, 팔 수 있게 되는 날의 가격도 중요하다.
보너스인데 시세를 계속 봐야 하는 보너스다.
마음 편한 명절 선물은 아니다.
▶ 6억원 추산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보도에 나온 6억원 안팎이라는 숫자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했을 때의 계산이다.
그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특별성과급이 약 5억5000만원으로 추산되고, 기존 OPI를 최대 5000만원 받는 경우까지 더한 숫자다.
하지만 실제 지급액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DS 전체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 메모리·파운드리 같은 사업부별 성과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개인별 자사주 배분 기준을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별성과급 재원도 한 덩어리로 뿌리지 않는다.
전체 재원의 40%는 DS부문 전체에 먼저 나누고, 나머지 60%는 각 사업부 성과에 따라 배분한다.
같은 DS 직원이어도 어디서 어떤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DS 직원이면 얼마’가 아니라 ‘어느 사업부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받느냐’가 금액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 의자도 바꾸고, 기부하면 회사도 보탠다
추석 연휴 직후 안내에는 성과급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직원이 특별성과급의 0.5~1%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면, 회사도 같은 금액을 더하는 1대1 매칭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참여 여부는 직원이 고른다고 한다.
근무환경 개선 계획도 함께 나올 예정이다.
DS는 전 사업장 의자를 허먼밀러 ‘뉴 에어론 라이트 플러스’로 순차 교체할 계획이다. 기흥은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나머지 사업장은 내년부터 차례대로 바뀐다.
의자 하나가 성과급만큼 큰 뉴스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하루 종일 앉아 일하는 사람에게는 꽤 현실적인 변화다. 성과급은 숫자가 크면 뉴스가 되지만, 허리가 덜 아픈 건 매일 뉴스가 된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직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할 건 결국 자사주 배분표일 거다.
몇 억원이라는 추산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몫이 몇 주인지와 그중 지금 팔 수 있는 주식이 몇 주인지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