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은 15점을 먼저 따면 끝나는 경기다.

그런데 오상욱은 결승에서 11-13으로 밀렸다.

상대에게 두 점만 더 내주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발목도 한 번 부딪힌 뒤 불편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금메달은 그냥 ‘에이스가 또 이겼다’로 넘기기엔 마지막 장면이 너무 셌다.


🤺 11-13, 여기서 네 점을 내리 따냈다

오상욱은 23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선천펑을 15-13으로 이겼다.

초반에는 앞섰다.

하지만 상대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8-11, 이어 11-13까지 몰렸다. 펜싱은 흐름이 한 번 넘어가면 순식간이라, 보는 쪽도 손에 땀이 나는 점수다.

그런데 여기서 오상욱이 연속 4점을 가져왔다.

11-13에서 15-13. 금메달까지 필요한 모든 점수를 혼자 뒤집은 셈이다.

마지막 공격은 비디오 판독까지 갔다. 오상욱은 득점 직후 우승을 확신한 듯 포효했고, 판독 결과도 바뀌지 않았다.


🩹 첫 경합부터 발목을 살폈다

결승 시작 직후 상대와 충돌하면서 오상욱은 잠시 경기를 멈췄다.

발목 상태를 확인한 뒤 다시 경기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해부터 허리 통증 때문에 훈련을 온전히 소화하기 어려웠다는 보도도 있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가장 급한 순간에는 특기인 런지 공격을 꺼내 들었다. 런지는 앞으로 길게 파고들며 찌르는 공격이다. 망설이면 당하기 쉽고, 과감하면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동작이다.

결승에서 밀릴 때도 뒤로 물러서기보다 앞으로 들어갔다.

그 선택이 2연패를 만들었다.


🥇 항저우에 이어 개인전 2연패

오상욱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우승하면서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우승했다. 올림픽에서 크게 이긴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는 긴장이 풀릴 법도 한데, 오상욱은 오히려 가장 벼랑 끝 같은 결승을 하나 더 통과했다.

▶ 상대 선수를 일으켜 세운 장면도 있었다

10-11로 추격하던 중 선천펑이 뒤로 넘어지자, 오상욱은 손을 내밀어 상대를 일으켜 세웠다.

승부 중에는 냉정하게 점수를 따고, 경기의 선은 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장면은 짧게 지나가도 꽤 오래 남는다.


오는 26일에는 단체전도 열린다.

개인전 결승에서 보여준 막판 집중력이 단체전에서도 이어질지 궁금하다.
일단 개인전은 정말 오상욱답게 끝났다. 밀리다가, 끝내 앞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