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 소식은 짧게 읽고 넘기기 어렵다.

수색로를 만들던 장병들이 다쳤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들어간 대대장까지 두 번째 폭발로 크게 다쳤다.

발목 절단 부상까지 나왔다.

더 답답한 건 사고 원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북한 목함지뢰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말한다.
반면 군은 북한 지뢰인지, 우리 군 지뢰인지, 떠내려온 유실 지뢰인지 조사 중이라고만 한다.

말을 아끼는 게 답답해 보여도, 이건 섣불리 결론 내리면 안 되는 일이다.


💥 폭발은 한 번이 아니었다

사고는 서부전선 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지역에서 벌어졌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지형을 바꾼 정황을 확인하기 전, 장병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길부터 확보하려고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고 한다.

간부 15명과 병사 3명, 모두 18명이 투입됐다.

처음 폭발은 오전 10시 50분쯤 일어났다.

선두에 있던 중사 1명이 다쳤고, 수색대대장인 중령이 안전 조치를 위해 움직이던 중 두 번째 폭발이 났다. 세 명의 장병이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를 구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또 폭발했다는 대목이 제일 무겁다.

이런 곳에서는 누군가 다쳤다고 바로 달려가는 평범한 구조 방식조차 위험해질 수 있다.
그래서 지뢰 사고는 첫 폭발보다 그 뒤 대응 과정이 더 위험해지기도 한다.


🥾 지뢰덧신을 신었는데도 왜 이렇게 크게 다쳤나

사고 당시 장병들은 안면부까지 덮는 방호복과 지뢰덧신을 착용하고 있었다.

지뢰덧신은 이름 그대로 발밑 폭발에 대비하는 장비다. 발이나 다리 쪽으로 오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장비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중상자가 나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우리 군의 M14 발목지뢰는 지뢰덧신을 착용한 사람에게 이 정도 큰 부상을 입히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래서 북한군 지뢰, 특히 위력이 더 큰 다른 종류의 지뢰일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다만 여기서 바로 “북한 목함지뢰가 확실하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은 이 정도다.

우리 군 장비를 착용했는데도 부상이 컸다.
그래서 북한 지뢰 가능성도 조사 대상에 들어갔다.

그 이상은 아직 감정 결과가 나와야 한다.


🔍 파편 감정이 나와야 ‘누구 지뢰인지’ 말할 수 있다

군은 폭발물의 정체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작전에 참여한 장병 두 명이 착용한 바디캠 영상도 분석 중이라고 한다.

이런 사고에서 결정적인 건 결국 현장에 남은 물증이다.

지뢰 파편이 어떤 재질인지, 어떤 구조인지, 폭발 흔적이 어떤지 봐야 한다.
영상에는 장병들이 어디로 이동했고, 폭발 직전 주변에 무엇이 있었는지 남아 있을 수 있다.

군사분계선 근처는 원래 지뢰 위험이 큰 곳이다.

게다가 군은 사고 지점이 북한군 지뢰 매설 추정 지역과는 수십 미터 떨어진 하천 인근이라고도 설명했다. 지뢰가 새로 매설된 것인지, 오래전 지뢰가 물이나 흙에 쓸려 이동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 지뢰 가능성”과 “북한이 최근 몰래 와서 매설했다”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앞의 말은 지금 조사 중인 가설이다.
뒤의 말은 누가, 언제, 어떻게 했는지까지 특정하는 주장이다.

이 둘을 한 덩어리로 말하면 나중에 감정 결과가 나왔을 때 오히려 사건의 핵심이 흐려진다.


🪖 군이 말을 아끼는 게 마냥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사고가 난 곳은 DMZ다.

단순히 “어느 지뢰가 터졌다”로 끝나는 장소가 아니다.
북한이 새로 지뢰를 묻었다면 군 경계와 감시 체계 문제까지 이어진다. 반대로 과거 지뢰가 유실된 사고라면 지뢰지대 관리와 수색 작전 절차를 다시 봐야 한다.

어느 쪽이든 가볍지 않다.

그래서 군이 처음부터 북한 소행이라고 발표했다가 뒤집히면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초기 불확실성을 숨기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군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과 아직 모르는 사실을 구분해서 더 자주 설명해야 한다.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면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추측으로 채운다.

특히 부상 장병이 나온 사고라면 더 그렇다.

장병들은 보호장구를 갖추고 작전에 들어갔고, 동료를 구하려다 추가 폭발까지 겪었다. 지금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정치권의 빠른 단정이 아니라, 왜 두 차례 폭발이 났는지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할 방법을 밝혀내는 일이다.

파편과 영상 분석 결과가 나오면, 그때는 군도 훨씬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