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검찰이 다시 징역 15년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숫자만 보면 이미 큰일이 확정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사건은 지난해 1심에서 김범수 센터장과 카카오 측 피고인들이 무죄를 받았던 사건이다.

이번 징역 15년은 법원이 내린 형이 아니라, 검찰이 항소심 재판부에 “이 정도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 형량이다.

아직 11월 20일 선고가 남아 있다.


⚖️ 1심 무죄인데, 검찰은 왜 같은 15년을 다시 불렀나

검찰의 주장은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2023년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려던 때, 하이브도 SM엔터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있었다.

공개매수는 “이 가격에 주식을 사겠다”고 시장에 정해진 조건을 내거는 방식이다.

당시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은 한 주당 12만 원이었다.

검찰은 카카오 측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가 먹히지 않도록, SM엔터 주가를 12만 원보다 높은 수준에 묶어두려 했다고 본다.

사흘 동안 약 1100억 원어치 주식을 사고, 300회 넘게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거래를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특히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2만 300원까지 빨리 만들어놓고”라고 지시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정상적인 인수 경쟁’이 아니라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한 주가 조작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1심 무죄 판결이 증거와 법리를 잘못 판단한 결과라며, 항소심에서도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추징금도 약 __1272억 원__을 요청했다.


📈 카카오가 말하는 건 조금 다르다

카카오 측은 “주식을 많이 샀다”는 사실만으로 시세조종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려는 목적과, 그에 맞는 거래 방식이 입증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범수 센터장 측은 당시 SM엔터 인수 자체에 부정적이었고, 하이브와 정면으로 지분 경쟁을 벌이는 데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최후진술에서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또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시세조종을 지시했는지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카카오 측은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1심 때와 비슷한 주장을 되풀이할 뿐, 판결을 뒤집을 새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재판의 핵심은 거래 규모가 크냐 작으냐만은 아니다.

그 매수가 정말 인수 과정의 지분 확보였는지, 아니면 특정 가격을 지키기 위한 인위적인 거래였는지가 갈린다.

주식을 사는 행위 자체는 흔하다.

하지만 “상대 회사가 제시한 가격보다 주가가 내려가지 않게 만들자”는 공모와 목적이 인정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 1심 재판부는 왜 무죄를 선고했나

1심 재판부는 카카오가 SM엔터를 반드시 인수해야만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김 센터장 등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시세조종을 공모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김 센터장뿐 아니라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대표, 카카오 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바로 이 판단을 문제 삼고 있다.

개별 거래를 하나씩 떼어 보면 평범한 장내매수처럼 보여도, 당시 하이브와 카카오의 경영권 경쟁 상황과 주문 방식, 내부 대화까지 합쳐 보면 목적이 드러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카카오 쪽은 검찰이 결과를 먼저 정해놓고 정상적인 주식 매수까지 시세조종으로 해석한다고 본다.

같은 거래를 놓고도 한쪽은 “공개매수 저지”, 다른 한쪽은 “정상적인 지분 확보”라고 말하는 셈이다.


🔎 징역 15년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징역 15년이라는 숫자가 워낙 세다 보니, “김범수 유죄가 나온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지금은 검찰과 피고인들이 마지막 주장을 다 낸 단계다.

판결은 아직 안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고, 검찰 주장 일부 또는 전부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카카오라는 큰 회사, SM엔터와 하이브의 인수전, 1100억 원 규모 거래가 한꺼번에 붙어 있어서 유난히 복잡해 보인다.

그래도 법원이 답해야 할 질문은 아주 선명하다.

“이 거래는 경쟁 과정에서 이뤄진 매수였나, 아니면 가격을 의도적으로 붙잡아 둔 거래였나.”

11월 20일 선고에서 그 경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