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한 자리가 200일 넘게 비어 있는데, 이제는 빈자리를 채울 방법보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상대할지가 더 큰 정치 뉴스가 됐다.
앞선 글에서는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대목을 썼다.
그 뒤 민주당은 다른 쪽으로 움직였다.
국정감사 출석 요구, 조사, 법적 책임 검토, 그리고 일부 지도부의 탄핵 언급까지 나왔다.
대법관 인선 갈등이 ‘누구를 임명할까’에서 ‘대법원장을 어떻게 압박할까’로 번진 모습이다.
📂 “재제청 안 한다” 다음에 나온 말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요구한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판단이라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훨씬 더 강한 말로 맞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희대의 난”이라고 부르며, 국회의 권한을 활용해 조사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일을 사법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는 태도다.
말만 세진 건 아니다.
범여권 법제사법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을 국정감사에 출석시켜 재제청 거부 경위를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국정조사나 특검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중앙일보 보도
쉽게 말하면 이렇다.
원래는 “대법관 후보를 다시 내 달라”는 행정부와 “그럴 근거가 없다”는 사법부의 다툼이었다.
이제 국회가 “그 판단을 왜 했는지 직접 나와 설명하라”고 들어오는 그림이다.
교실에서 담임과 교무부장이 싸우다가, 결국 학생회까지 불러 회의를 잡은 격이다.
문제는 회의를 많이 한다고 빈자리가 저절로 채워지진 않는다는 데 있다.
📂 탄핵 얘기는 나왔지만, 아직 탄핵 절차는 아니다
“조희대 탄핵”이라는 말이 크게 보이긴 한다.
다만 현재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소추안을 실제로 발의하겠다고 결정한 단계는 아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을 포함한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지도부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받아들여질 가능성과 정치적 역풍을 함께 따져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일보 보도도 민주당이 당장 탄핵 추진으로 가기보다 사퇴 촉구와 국회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탄핵 확정”처럼 받아들이면 안 된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건 이 정도다.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나왔고, 탄핵은 압박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탄핵은 국회가 소추안을 의결한다고 끝나는 절차도 아니다. 헌법재판소 판단까지 거쳐야 한다.
정치권에서 “검토한다”는 말은 꽤 넓다.
진짜 꺼내 든 카드일 수도 있고, 책상 위에 올려두기만 한 카드일 수도 있다.
📂 국정감사에 부른다고 공석이 메워질까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이 출석해 설명하게 되면, 정치적 부담은 분명 커질 수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대법관 공석을 바로 해결하는 절차는 아니다.
지금 막힌 곳은 여전히 같다.
청와대는 손봉기 후보자를 임명할 생각이 없으니 다른 후보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한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을 요구할 헌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국회가 조 대법원장을 불러 세운다고 해도, 청와대가 새 공문을 보내거나 대법원이 새 후보 추천 절차를 시작하지 않는 한 인선은 앞으로 가지 않는다.
정치적 싸움은 커졌는데, 대법관을 뽑는 문은 아직 잠겨 있다.
국민의힘이 “차라리 대법관 한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답답한 상황을 보여준다. 한국일보 보도
대법원 구성원 한 명의 자리를 두고, 대통령실·대법원·국회가 각각 다른 문을 붙잡고 있는 셈이다.
📂 이제 필요한 건 더 큰 목소리보다 다음 행동이다
민주당이 국정감사와 조사 카드를 꺼내는 건 조 대법원장 결정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헤럴드경제 보도
양쪽은 지금 “헌법을 지키는 쪽은 나”라고 말한다.
그런데 대법관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국정감사에서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지는 정치 뉴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그보다 단순한 질문이 남는다.
그래서 대법관 공석은 언제, 어떤 절차로 끝낼 건가.
지금은 그 답보다 규탄의 문장이 더 빨리 늘어나고 있다.



